■로봇은 어떤 특징을 지니는가
지
난번에는 로봇은 무엇이며 왜 우리가 로봇을 만드는지 살펴보고 세계 각국의 개발성과를 소개했다. 이번에는 로봇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단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로봇은 산업용 로봇이 아니라 지능형 서비스 로봇을 가리킨다.
로
봇의 특징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청소기와 청소로봇을 비교해 보는 것이 좋겠다. 청소로봇은 대개 원반같이 생긴 몸통으로 집안의
거실과 방을 돌아다니며 청소를 한다. 청소기도 마찬가지로 집안을 청소하는 데 소용되지만 우리는 그것을 로봇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여기서 청소기와 로봇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어떤 기계장치(유닛)가 로봇이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 두 가지 조건이란 자율성(autonomy)과 움직임(movability)이다.
■자율성에 대한 딜레마
자
율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은 그 유닛이 기본적으로 일종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말과 상통한다. 즉 지능을 가지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자율성을 갖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인간이 로봇에게 자율성을 주게 되면 로봇은 스스로 알아서 움직인다.
스스로 알아서 움직일 수 있는 능력, 그것이 바로 자율성이다.
청소기와 청소로봇의 예를 다시 들면 청소기는 단지
먼지를 빨아들이는 능력밖에 없다. 청소를 하려면 사람이 직접 청소기를 들고 먼지가 많은 곳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청소로봇은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면서 청소를 한다. 즉 청소기에는 자율성이 없지만 청소로봇에는 자율성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자율성이라는 말 속에는 또 다른 뜻이 내포되어 있다. 자율성이라는 말에는 사실 ‘네 마음대로 해도 좋다’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면 로봇에게 자율성을 부여한다는 것은 로봇 마음대로 하라는 말인가?
‘
네가 알아서 공부해라’라는 이야기는 마음대로 놀라는 뜻이 아니라 능력껏 알아서 공부하라는 뜻이다. 말하자면 인간관계의 사회적
기대치가 그 말 속에 숨어 있는 셈이다. 마찬가지로 청소로봇에게 자율성을 줄 때도 그 속에는 인간의 기대치가 담겨 있다.
마음대로 가구를 다 때려 부숴도 좋다는 뜻이 아니라 청소를 하는 데 있어서 자율적으로 하라는 뜻이니까.
로봇이
사용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자율적으로 행동해준다면 그 로봇은 똑똑한 로봇이다. 거꾸로 사용자의 의도에 맞는 서비스를 제대로
못하면 그 로봇은 멍청한 로봇이다. 이와 같이 ‘사용자 의도파악’(intention reading)은 로봇의 자율성 문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서 특히 스마트홈과 같은 유비쿼터스 환경에서의 로봇 개발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그런데
여기서 연구자들은 로봇에게 자율성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부딪치게 된다. 자율성을 높이면 로봇은
똑똑해지겠지만 딴 짓을 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가령 로봇이 사용자의 의도와는 달리 엉뚱한 짓을 하면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게
될지도 모른다.
반대로 그런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즉 로봇이 엉뚱한 짓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율성을 낮춰버리면
단지 버튼 누르는 정도의 간단한 일밖에 못하는 멍청한 로봇이 되어버린다. 그런 로봇은 우리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로봇의 자율성에 대한 딜레마이다.
■움직임에 대한 딜레마
로봇의 두 번째 특징은 움직임이다. 만약
로봇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모니터상의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다를 바 없다. 물리적으로 사람과 접촉할 수 있고 물리적으로
움직일 때 비로소 로봇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로봇의 움직임이라는 문제에도 딜레마가 숨어 있다.
비단 로봇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움직이는 물체에는 위험성이 담겨 있다. 자전거도 위험하고 자동차도 위험하다. 그리고 빨리 움직이는 물체일수록 더욱 위험하다. 거기에 힘을 가진 물체라면 한층 더 위험하다.
로
봇은 움직임이 있어야 하고 일을 하기 위해서는 또 힘이 있어야 한다. 로봇이 큰 힘으로 빨리 움직이면 훨씬 효율적으로 일하니까
인간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반대로 그만큼 잠재적인 위험이 커진다. 그래서 로봇을 설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로봇에게 어느 정도의
힘과 어느 정도 빠르기의 움직임을 부여할 것인가 고민하게 된다.
요
즘에는 서울역이나 인천공항에 가면 안내로봇이 있다. 그런데 그런 로봇들은 움직임이 어린아이들 걷는 속도보다도 느리다. 어떻게
보면 답답할 지경인데 기술적으로는 얼마든지 빨리 움직이게 할 수 있지만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속도를 낮춘 것이다. 즉 로봇의
움직임은 일반인이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의 빠르기와 위험하지 않을 정도의 빠르기, 그 경계선에서 대중화될 수밖에 없다.
애
니메이션이나 영화 속에서 보아온 로봇은 빠른 속도로 달리기도 하고 자유자재로 춤도 추지만 현실 속에서의 로봇은 그러지 못한다.
갑갑하기도 하고 멍청이 같기도 한데 현실 속에서의 로봇으로부터 우리가 그런 인상을 받는 것은 이러한 경계선 혹은 딜레마 속에서
이루어진 개발 결과이기 때문이다.
■사이보그, 그리고 다양한 로봇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조각가 피그말리온은
대리석으로 아름다운 여인을 조각한 후 신에 대한 기원을 통해 조각상의 여인에게 생명을 불어넣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 또한
피노키오 동화도 비슷한 맥락으로 나무를 깎아 인형을 만들고 거기에 생명을 불어넣었다는 이야기이다.
이와 비슷한 신화나 설화, 동화는 매우 많은데 이것은 우리 인간이 자신과 닮은 어떤 생명체를 창조해보고 싶다는 욕망의 표현이 아닐까. 또한 그렇게 창조한 생명체를 하인처럼 혹은 부속물처럼 부리고 싶다는 만용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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쩌면 로봇은 그런 인간의 욕망이나 만용의 결과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처음에 만들어진 로봇은 인간을 닮은 그런 로봇이
아니라 산업용 로봇이었다. 산업현장에서 물건을 조립하고 단순 반복 작업을 하는 로봇이었다가 이후 그런 기술이 조금씩 발전을
거듭하여 오늘날과 같이 인간을 닮은 로봇 혹은 서비스용 로봇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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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형 로봇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이보그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 최근 미국 피츠버그 대학의 한 연구 팀에서는
원숭이에게 로봇 팔을 이식하고 뇌에 전극을 꽂아서 원숭이의 뇌파 신호를 이용해 로봇 팔을 움직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 원숭이가
좋아하는 마시멜로 과자를 가까이 가져가면 원숭이가 냄새를 맡고 뇌파를 이용해 팔을 움직여 마시멜로를 받아먹는 것이다.
생체와 로봇기술의 결합, 이것이 바로 사이보그이다. 예전에 한창 인기를 끌었던 TV 시리즈 <600만불의 사나이>나 영화 <로보캅>의 주인공들이 사이보그인데 신체 일부를 로봇이나 전자장비로 대체한 사람들이다.
최
근에는 <아이언맨>이라는 영화가 인기를 끌었는데 그 영화의 컨셉트는 ‘입는 로봇’이다. 웨어러블 로봇
시스템(Wearable Robot System)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인간이 그 시스템을 착용하면 힘을 배가시켜서 무거운 짐을
지거나 언덕길을 올라갈 때 힘든 줄을 모르게 된다. 말하자면 ‘로봇 옷’을 입음으로써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
면 이런 사이보그 시스템이나 입는 로봇 시스템은 왜 개발되는 것일까. 단지 스트롱맨이 되기 위해서? 이러한 시스템의 적용분야는
바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 도움을 주는 데 있다. 멀쩡한 사람에게 사이보그가 되라고 하거나 로봇 옷을 입으라고 하면 당연히
반감을 가질 것이다. 사이보그가 되거나 로봇 옷을 입으면 불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 등으로 신체 일부가
절단된 사람들은 로봇 팔이나 로봇 다리를 착용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생활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무리 없이 수용할
것이다. 재래식 의수나 의족의 경우는 몸의 다른 근육을 복잡하게 사용하여 움직이지만 로봇 팔이나 로봇 다리의 경우 뇌파 신호를
통해 사용자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 마치 자신의 팔다리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근육마비증을 앓고
있는 스티븐 호킹 박사가 대표적인 예이다. 호킹은 얼굴 근육만 일부 사용할 수 있는데 얼굴 근육의 미세한 신호를 이용하여 말도
할 수 있고(물론 음성 합성장치를 쓰고 있지만) 파워포인트를 활용한 프레젠테이션 강의도 할 수 있다. 호킹의 휠체어는 그 자체가
로봇인 것이다.
로봇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할 수 없는 일, 사람이 하기 힘들어하는 일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의수, 의족 로봇도 마찬가지로 사람의 활동을 도와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밖으로 나온 로봇
최
근 우리나라 몇 개 종합병원에도 실용화가 이루어져 있는데 수술용 로봇의 활약이 매우 두드러져 보인다. 수술용 로봇은 여러
분야에서 응용되지만 특히 전립선염 수술에서는 독보적인 활약을 하고 있다. 전립선염은 수술 부위가 몸 속 깊은 곳에 있기 때문에
환자도 거의 거꾸로 된 자세를 취해야 하는 등 고통이 심하고 수술을 담당하는 의사도 불편한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
그
런데 수술 로봇을 이용하면 환자와 의사 모두 편한 자세에서 시술을 할 수 있으며 재래적 방법에 의한 수술보다 훨씬 예후가 좋아
회복도 빠르다고 한다. 사람 손으로 하는 수술보다 로봇에 의한 수술이 훨씬 정교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로봇은 인간이 하기 힘든
일을 대신하면서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 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최초의 로봇은 공장에서 쓰이는 산업용 로봇이었다. 산업용 로봇은 단순 반복 작업을 하면서 공장자동화를 이루었다. 그러다가 이제 로봇은 공장을 벗어나 우리 인간의 생활공간 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로
봇이 공장에서 밖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로봇과 인간이 같은 공간에서 활동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그리고 로봇과
인간의 ‘공존’ 문제를 놓고 볼 때 어떤 해결책이 필요할까. 다음에는 이런 문제를 놓고 고민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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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강아지가 말한다.
강아지가 말하고 기계조작도 한다
한림대 의대 '뇌ㆍ기계정보 교환장치' 연구
뇌에 칩이식…컴퓨터로 신호 읽어 스피커 전달
신형철 교수 "BMI 기술 궁극목표는 사람의 생각만으로 기계 조작하는 것"
강원도 춘천의 한림대 의대 신형철
교수 연구실.이곳에 사는 닥스훈트종 강아지 '아라'는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한 연구원이 '너 이름이 뭐니'라고 묻자
아라의 목에 달린 소형 스피커에서 '제 이름은 아라입니다'라는 대답이 흘러나온다. 15일 신형철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뇌-기계
인터페이스(Brain-Machine InterfaceㆍBMI) 기술을 적용한 '슈퍼 강아지'가 조만간 현실화될 전망이다. '슈퍼
강아지'란 인간과 간단한 대화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인간이 내리는 명령어를 인식해 뇌파로 각종 전자기기를 조작할 수 있는
강아지다. 신 교수팀은 2000년부터 강아지를 이용해 뇌와 기계 사이의 정보교환이 일어나는 BMI 장치 및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아라의 전전두엽(계획,인지,학습 등을 담당)에 '뇌활성전기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미세전극과 동전 크기의 마이크로칩을 이식했다. 이 칩은 수신기,신호증폭기,무선송신기(블루투스)를 갖추고 있다. 강아지가
명령어를 인식함에 따라 발생하는 뇌 신호들은 이 칩을 통해 중앙컴퓨터로 무선 전송되고 컴퓨터는 신호에 따라 미리 입력돼있던
명령어를 발생시킨다. 예를 들어 아라가 '이름'이라는 단어를 인식할 때 발생하는 특정한 뇌활성전기신호가 컴퓨터로 전송되고
컴퓨터는 이 뇌신호와 매칭되는 대답을 아라의 목에 달린 스피커에서 나오게 하는 방식이다.
미
세전극 하나가 인식할 수 있는 뇌활성전기신호는 4개여서 4개의 전극이 부착된 아라의 경우 16개의 명령을 수행한다. 한 명령어당
성공률은 80% 정도지만 훈련에 따라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슈퍼강아지가 '불을 켜','불을 꺼'등의 명령어를
인식하도록 훈련받게 되면 전등 조작도 가능하다. 연구실의 또 다른 강아지인 요크셔테리어 '맥스'는 간단한 대화 이외에도 집안의
전등,오디오,마사지 기계 등을 조작할 수 있다.
연구팀은 현재 특수하게 발달된 강아지의
후각을 이용해 '소변 냄새인식을 통한 초기 암 환자 진단용 강아지'를 개발 중이다. 강아지가 암환자의 소변에서 나는 독특한
냄새를 맡게 되면 특정한 뇌파가 발생한다는 점을 이용한 것.연구팀에 따르면 강아지가 특정 냄새에 반응하는 훈련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도 뇌파 신호를 바로 읽어 낼 수 있어 암 진단의 정확도가 90%가 넘는다. 이 같은 기술은 산삼 등 희귀 약초,마약
탐지 분야로 확대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신 교수는 "BMI기술은
궁극적으로 사람에게 적용해 생각만으로 기계를 조작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전극을 뇌에 직접 접촉하지 않고도
신경신호를 읽을 수 있는 근적외선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동물실험에 대한 윤리성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장애인들에게 새로운 삶을 되찾을 수 있게 하는 등 인간의 삶과 복지를 크게 향상 시킬 수 있는 기술인 만큼 2년 내에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봇과 새로운 기술들은 무궁무진하게 발전하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 생각해봤을만한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언제적이였을까. 내가 생각나는건. 초등학교때, 좀 멀리 떨어진 큰 사거리에 있던 은행에서 도서를 대여해줬었다. 그때 그 곳에서는 SF즉 공상과학소설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아주 즐겁게 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때만 하더라도 그런 분위기를 상상하고 즐거워 했었기 때문에 나도 멋진 과학자가 되고 싶었다고 생각한다.
위의 링크해놓은 2개의 기사를 보면서 내가 하고 있는 연구에 대해 가끔 생각한다. 가끔 사람들에게 이해를 가장 쉽게 시키기 위해 인공지능과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실제로 내가 하는것은 인공지능이랑은 약간 거리감이 있다. 아직도 제자리를 찾지 못한거 같은 기분도 들긴 하지만... 뭐.
진화, 학습, 감정, 등등등 컴퓨터를 인간의 파트너로 만들기에 아직 많은 일들이 남아 있고, 내가 하고 싶은것들이 무궁무진하게 널려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예전에 꿈꾸웠던 세계를 만드는건 나라는 생각을 하면 가끔 즐거워 질때도 있다.